최기영의 시사 블로그입니다

2008년 4월 23일 수요일

학부모를 노예 취급하는 대한민국 교육청

조선일보 : 엄마가 무슨 원더우먼이냐?

최근 서울시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부모를 일정비율 반드시 참석시키는 '안전 둥지회' 라는 것을 조직해 오후 시간부터 해질때까지 학교 주위를 순찰하게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학교당 최소 10명씩의 할당 인원까지 배정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세게 최고라는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는 학교에서 동원가능한 최고의 인력일 것이다. 자신이 조금 희생하더라도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참아내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성향 때문에 한국 교육계는 손 안대고 코푸는 방법을 지나치게 많이 써먹고 있다. 학교 급식, 청소, 도서관 사서까지 학부모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학교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학부모들을 통해 해결하려는 교육계의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 입학시 학부모들의 학교 봉사활동을 명시한 자립형 사립학교(그런 동의서를 받는 학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라면 학부모들이 동의한 것이므로 정당성을 얻을지 몰라도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없는 의무교육에서 학부모들을 불러 댄다는 것은 공짜로 노동력을 이용하겠다는 심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마디로 학부모들을 무보수로 큰소리 쳐가며 노동력을 갈취할 수 있는 '노예' 취급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국가에서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한다고 으름장 놓는 의무교육에 자식을 참여시킨 죄로 교사와 학교에 의해 노예 취급을 받고 있다.

청소고 급식이고 도대체 왜 학부모들을 불러야 하는가? 교사들과 교육계 인사들은 강제성 없는 자원봉사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그들의 '주장'일 뿐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비용 지불 없는 노예가 필요할 뿐이다.

의무교육제도라는 것은 국가에서 교육을 책임진다는 약속하에 아이들을 학교로 모아 가르치는 제도이다. 만일 학부모들이 급식을, 청소를, 도서관 책 정리를, 아이들의 등하교시 안전 문제를 팔 걷어 부치고 나서서 책임져야만 학교가 정상운영이 된다면 그것은 더이상 정상적인 의무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학부모들이 없더라도 그 모든 것들이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이 되어야 하며 학부모들 중 자녀의 교육 환경을 직접 챙기고 싶은 사람은 이러한 일에 대한 감시단의 역할을 맡으면 된다.

도대체 교사로 대표되는 교육계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치인들은 언제까지 이런 현실을 방치 할 것인가? 수준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비양심적이기까지 한 이들 교사와 정치인들을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는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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