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의 시사 블로그입니다

2008년 6월 13일 금요일

누가 강대국인지 착각했던 이명박 정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강대국인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본격적으로 한국과 통상 마찰을 일으키기엔 미국의 부담이 너무 크다. 한국을 압박해서 한국 경제를 흔들어 놓으면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라 불리지만 놀랍게도 세계 4위의 미정부발행 채권 보유국이며 세계 5위의 달러 보유국이다.(남들 달러 내다팔때 이명박 정부가 미친듯이 달러 사모아서 국내 물가 뻥튀기 시켜 놨으니 지금쯤은 달러 보유도 4위까지 올라갔을지 모른다 ㅡ.ㅡ;; ) 우리가 적자 투성이의 미국 경제를 상당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유값 부담과 수입 원자재값 부담을 이유로 환율정책을 바꿔 달러 시장에 한국이 달러를 풀어놓기 시작하면 미국은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기간 내내 이런 방법으로 미국을 압박해서 재미 좀 봤다. 미정부의 불만을 당시 미 정부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이라크 파병이라는 당근책으로 입막음 해버리고 나머지는 원-달러 환율이라는 채찍으로 재임기간 내내 후려쳤다. 그러면서 슬금슬금 대미무역 비중을 줄여 폭발적인 대외 무역수지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대미무역 비중은 10%대 중반에 그치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전체 비중이 줄어버린 대미무역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권 때보다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에 놓여있었다. 이번 협상에 참여했던 미국 대표단은 20개월 미만으로 후퇴할 각오까지 하고 임했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큰기침 하면 미국은 움츠러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전부 개방하겠다고 해버리자 미국인들이 '터프' 하다고 하면서 놀라워 하더라' 고 이명박씨가 언론앞에서 웃으며 이야기 할 때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게 칭찬인 줄 아냐 이 '어륀지'야 ㅡㅜ )

그런데 이걸, 미약하나마 일부에서 노무현 정부가 만들어 놓은 국제관계의 역전 상황을 부시 카트 몰아주기를 위한 2시간 회의만으로 이명박씨가 엎어 버렸다. 그 이후 다른 나라가 다 지켜보는 앞에서 미 정부와 관료들에게 온나라 정치인들이 애걸복걸. 명분이 중요한 국제관계에서 엄청난 부채를 쌓아 버렸다.

과연 이명박 정부가 지금이라도 미국에게 큰기침 하고 '그런식으로 나오겠다 이거지?' 라며 눈에 힘을 줄 수 있을까? 만일 그럴 수 없다면 이번 추가협상단 역시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철저한 실리주의 통상 전문가라는 이유로 이명박씨한테 외면받던 김종훈 본부장이 다시 책임자로 나서고 있다는 것. 미국이라면 벌벌떠는 어륀지의 지시를 받으면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능력과 책임감에 기대를 한번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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